- 출발 : 오사카
- 도착 : 요카이치
- 날씨 : 맑음
- 표고차 : 약 500m (카메야마산 경유)
- 주행거리 : 약 1500m

자전거 여행을 한다면 가급적이면 조식부페가 있는 숙소를 선택하자.
그리고 반드시 먹도록 하자.
가급적 많이 먹도록 하자.

본전 뽑기다!

100km 주행할 연료.
이만큼 곱하기 3.

'우아하게 모닝 커피 한 잔' 이라고 쓰고 '관장약' 이라고 읽는다.
"여행 중 컨디션의 바로메터는 곧 모닝똥의 유무" 라고 두식은 힘주어 말했고 나는 뜨거운 커피를 벌컥 삼키며 동의했다. 상진도 말없이 섬유질 가득한 샐러드를 한접시 더 가져왔다.

고즈넉한 플라자호텔 오사카의 아침.

자전거 손잡이에 달린 방한커버. 아직 덥지 않나. (이날 낮 최고기온 23도)


'프라자 호텔 오사카'는 오사카에서 비즈니스급 호텔 중 가장 규모가 크다.

1층 로비 흡연테이블에서 여유롭게 신문을 읽고있는 비즈니스맨.

출발이다. 잘 부탁하마 앙드레림.

GPS 위성을 잡고있는 두식.


지난주 일요일, 자동차를 몰고 친구와 교토를 다녀온 저 언니. 월요일이 되면 5일동안 자전거 운전자가 된다.
어릴적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자전거를 잘 탄다.
누구나 자전거 운전자이기 때문에, 자전거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어있다.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한국인인 나만 부러운 것일뿐이다.

국도 1호를 따라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난관에 봉착.
"자전거 통행 금지"
소위 말하는 '바이패스'구간을 만났다. 바이패스 구간은 진출입로나 신호등 없이 고속으로 일정구간을 달릴 수 있게 만든 '자동차 전용'도로다. 작은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표시가 된다고 하더라도 고가도로인 경우가 많아 일반국도와 겹쳐 표시되기 때문에 우회로를 찾기 쉽지 않다.
뭐야. 뭐가 이렇게 안되는게 많아!
우리 그냥 이대로 평화롭게 자전거 타고 도쿄까지 가면 안되는건가요.

전혀 다른길로 씩씩하게 뛰쳐나가던 두식이를 간신히 불러세웠다. (게다가 그가 향한 길은 바이패스 1번국도마저 아니었다.)
지도를 꺼내들어 우회로를 찾지만 이게 쉬운게 아니다. 상진이 자전거를 탄 어느 행인에게 길을 묻는가 싶더니 우리를 부른다.

친절한 행인이 근방의 교차로까지 직접 안내해준 새로운 길.
당연한 이치겠지만 목적지로 가는 길은 하나만 있는게 아니다. 170번 국도로 우회.

날씨 한 번 좋구나.

일본의 국도는 대체로 좁고 신호가 많다. 작은 길이 모세혈관처럼 얽혀있기 때문이다.

508.6
저것은 무슨 표시일까요.
정답을 아시는 분은 우편본호 150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508호 '김림쇼'앞으로 우편엽서에 정답을 적어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정답을 적어보내주신 분들께는 이번 여행 중 먹다남은 바나나-딸기맛 파워젤 한개를 추첨을 통해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이정표를 보며 여행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한다.
목적지에 가까와지면 이정표에서 목적지가 사라진다는 아이러니.
목표에 다가갈 수록 도리어 희미해지는 목표의식과 같이.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와질 수록 잊혀져가는 소중함 같이.
어영부영 교토시 입성.

교토는 일본의 옛 수도. 시내 한가운데 이런 사찰이 한가득.

떡본김에 제사 지낸다.
사진 촬영을 핑계로 휴식.

각자의 언어로 그림을 그리는 '모자 쓴 두 남자'


원주민과 이방인.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저 수염은 대체 여행이 끝날 때 쯤이면 얼마나 무성해질까.

'오~ 하말라 하다부다 다부다 사바타하!'
동양의 신 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려는 터번 쓴 외국인.




짧은 교토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서둘러 거북산(카메야마)로 핸들을 꺾는다.
오늘은 해 지기 전 산을 하나 넘어야 한다.



공동묘지.
정확히 말하자면 납골당.

빼곡히 쌓인 죽은 자들의 이름.
그 사이로 비끼는 살아있는 자들.

이... 이보게;

뒤돌아보니 꽤 높이 올라왔다.
지나고 나면 다 견딜만 했던 괴로움들이다.


이산가족 발생.
동영상을 촬영하던 두식이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언덕을 넘자마자 만난 고가도로 갈림길에서 헤어진 듯 하다.
자주 뒤를 돌아보며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중간급 보스를 클리어하느라 동생 챙길 겨를이 없었다.
다행히 상진이 두식과 통화성공. 두식을 기다리며 휴식.

평일이었는데 이렇게 가끔 로드바이크 라이더를 만난다.
오르막을 달리는 맞은편 길의 라이더.

아무나 함부로 소화 못하는 난닝구 패션.
누구는 라파를 입어도 그냥 배불뚝 아저씨.

팔꿈치를 핸들에 걸치고 한손으로 통화하며 생활자전거로 오르막을 오르는 무서운 내공의 일본중딩.
이봐봐. 내가 그랬잖아. 얘네들 다 장난이 아니라니까!

이산가족 상봉.

미안하다 두식아.

오늘 점심은 맥도날드 되겠습니다.


거북산(龜山:카메야마)으로 향하는 1번국도 주변은 공장지대. 화물트럭과 트레일러가 쉴 새 없이 지난다.
오르막보다 자동차에 지쳐버린 자전거 여행자들.




무심결에 사진을 찍고 나서 알아차렸다.
'그림자가 길어지고 있다!'
아직 4시도 되지 않았는데, 역시 일본의 해는 짧구나. 서둘지 않으면 큰일이다. 산속에서 해가 떨어지면 낭패다.

자양 강장제 레드불 주입. (국내수입금지상품)



'맛있는 물 2리터'

넘어야 한다 가북산.

첩첩이 늘어선 산.

산넘어 산.

예쁘게 생긴 귀여운 침엽수... 따위가 눈에 들어올리 없었지만. 사진에는 찍혀있다.

어쩌겠어. 다른 길이 없는걸.

포기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오픈?

아니 이 와중에 웬 자전거 가게가...

그건 그렇고 주인님. 오늘 6시간 반동안 고작 100km를 달리셨습니다. 남은 50km 대체 어쩌실라구요.

해는 져가고 똥꼬는 탄다.

달려도 시원찮을 판국인데 허벅지에 쥐.
근처 편의점에서 휴식.

주변의 가옥들의 모습이 변해있다. 이제 진짜 시골이다.

시골주민.

"나고야까지는 얼마나 더 가야하나요?"
"산 넘고 100km 더 가야지. 혹시 자네들 나고야까지 가나?"
"...아닙니다. 그럴리가요. 절대로."
이후 요카이치에 도착할때까지 사진이 없는 이유는 사진같은거 찍으면서 달릴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산 중턱을 오르며 맞이한 석양은 그만큼 절박했고, 정상을 지나 다운힐을 시작하자 어둠이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15km에 가까운 긴 다운힐을 어둠속에서 달려야 했다. 깊은 산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로등이 없었다. 우리를 추월하는 차량의 전조등이 오히려 고마울 지경이었다.
아무튼 무사히 요카이치에 입성.


저렴하고 영양가있는 연료 '돈부리' 그중의 으뜸 '규동'.

감격에 겨워 정말 맛있게 먹었...

어제와 비교도 안될만큼 좁고 답답한 숙소. 가격은 플라자 오사카 호텔과 비슷. 이유는 도쿄와 150km만큼 가까와졌기 때문이다.
후에 평균을 내 보았는데, 대충 도쿄와 100km씩 가까와 질 수록 약 500엔씩 숙박료가 올라갔다.

샤워를 하고 세탁물을 가지고 엘리베이터 앞으로 집합.

란도리.


븅딱단체셀프

안도감에 정줄을 살짝 놓았다.
코인 런드리에서 노닥거리다가 소중한 지도책을 놓고 왔다.

그 뿐이면 말을 안해.
교토를 지나서 어째 갑자기 자전거가 가벼워지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리어캐리어에 묶은 슬리퍼가 도망가버렸다.
여행 간다고 지마켓에서 새로 산건데 제대로 신어보지도 못하고 생이별을 하고 말았구나.
덕분에 도쿄에 입성할 때 즈음 내 클릿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뭉개지고 갈려 없어졌다.

코인 런드리만 있는줄 아나. 나는야 코인 방앗간.
...대체 왜... 얼마나... 누가...

그것 참... 아주 시골 동네도 아니구만...

근처 술집에서 맥주도 한 잔 하기로 한다.

아담한 2층 주점. 한주를 마무리하는 직장인들의 이야기 소리가 가득하다.


귀엽고 활기찬 가게의 캘리그래피 인테리어.


일본의 맥주는 대체로 맛있다.
보리의 함량에 따라 비-루(Beer)와 발포주로 나뉘는데,








작성자 : gimrim
퍼나른자 : djuna
TAG 자전거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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